앞표지 우측 상단에 ‘己卯 九月 日’이라고 기록 되어 있다. 앞표지와 본문 사이에 있는 空隔紙에도 표지 서명이 묵서되어 있다. 본문은 匡郭과 界線이 없는 楮紙에 筆寫되어 있으며 行字數는 일정하지 않다. 제례 절차의 구분을 위해 항목을 ‘○’ 표시로 구분하였다.

내제는 ‘恭陵謄錄’이다. 권두에 서문에 해당하는 글로 入直參奉 이중하가 ‘己卯’ 9월에 쓴 글이 있으며, 면을 달리하여 공릉등록이 정리되어 있다. 내용 중 官房所用品으로 1865년(고종 2)에 편찬한 『大典會通』이 있는 것으로 보아 기묘년은 1879년 기묘년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하면, 본 문헌은 1879년에 공릉참봉 이중하가 공릉의 舊例와 최근의 규정 등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책으로 장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릉은 睿宗 妃 章順王后 韓氏(1445~1461)가 묻힌 곳으로 현재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삼릉 안에 있다. 현재 장서각에 『恭陵謄錄』(K2-2286)이 소장되어 있는데, 일제강점기 이왕직에서 본 문헌을 베껴 쓴 것으로 추정된다. 두 문헌의 내용은 거의 같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공릉등록』(K2-2286)의 해제 참조.

『공릉등록』의 내용은 到任肅拜, 奉審, 祭享 등과 관련된 규식과 공릉의 위치, 位田沓, 復戶, 守護軍額, 員役 등에 대한 것이다. 이를 살펴보면, 해마다 寒食에 제향을 드렸고, 위전답은 모두 34결, 복호는 90명 정도였다. 員役은 京書員과 書員, 庫直이 각각 1명, 수복 4명 등이 소속되어 있었는데, 경서원은 京熟手로 차출하였다. 各項分兒記에는 재용의 사용처가 기재되어 있는데, 香炭錢은 兩官과 書員, 守僕의 인건비로 쓰였고, 場稅錢은 주로 제향 비용으로 사용되었다. 각항분아기 뒷면에는 이전과 다른 필체로 ‘甲申閏月’에 입직령 이철이 陵軍 差送에 대해 쓴 글이 있다.

이외에도 祭器錄에는 은수저와 鍮爵, 鍮生實果器, 鍮藥果器 등 유기로 만든 제기의 이름과 수량 등이 기재되어 있다. 또한, 典祀廳器皿記에 의하면 전사청에는 硯匣 書案, 拜席 등이 갖추어져 있었다. 官房所用器皿記를 보면, 관방에는 연갑과 연적, 대야, 화로, 목탁대, 藍輿 등을 비롯하여 『大典會通』, 『御製飭諭』, 『陵園禁斫節目』, 『造泡寺節目』 등 각종 문헌 10여 종이 구비되어 있었다. 제기를 비롯하여 모든 물명은 구비 시기 및 현재의 유무, 파손 정도와 사용 가능 여부, 대용품 등이 쓰여 있다.

기록 제일 끝에 기묘 12월에 참봉 이중하가 삼가 썼다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다. 그 뒷면에는 연습용으로 여겨지는 필체로 능 안에 나무를 심고 이를 보고하기 위한 植木報狀規, 희귀한 나무를 심고 보고하기 위한 恭陵令書目 등이 적혀 있다.

조선시대 왕릉 운영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특히 공릉의 관리 운영과 재용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