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서명은 ‘宗廟日誌’이다. 앞표지에 있는 ‘昭和七年壬申(1932)四月 日’이라는 기록을 통해서 필사 시기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第九卷’이라고 묵서되어 있다. 판하구에 ‘李王職’이라고 인쇄된 주색 인찰공책지 혹은 오사란에 필사하였다.

일제강점기에 宗廟에서 주요 내용을 정리하여 작성한 일지이다. 종묘에서 진행되었던 모든 행사와 준비 과정, 동원된 인원, 그 밖에 종묘와 영녕전 등을 관리하면서 생긴 일 등 다양한 내용이 수록되었다. 대개 음력 초하루와 보름에 焚香 또는 奉審하는 일, 薦新品을 奉常所에서 들여오고, 종묘에 竹筍ㆍ鰣魚 등을 薦新한 후 昌德宮에 進上하는 일 등이다.

종묘에서는 四享大祭와 告由祭, 朔望焚香, 薦新 등이 있는데, 종묘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행사 주관뿐만 아니라 奉審, 掃際, 修理 등도 담당하였다. 행사가 있을 때마다 며칠 전부터 행사에 필요한 제수품이나 소모품, 人夫雇立請求書 등을 작성ㆍ발송하고, 禮式課, 水道課 등에 업무 협조를 받은 사항도 기재되어 있다. 제수품이나 소모품은 奉常所에 가서 가져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제수품은 일괄 구입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특정 물품이 조달되고 있다.

또한 薦新, 奉審, 掃際 등 행사에 동원되는 사람들의 직책과 맡은 역할을 항상 기록하였는데, 王殿下와 王大妃殿下 등의 탄신일과 회갑 때에는 이들이 동원되어 행사의 일부를 담당하였고, 부채와 같은 간단한 하사품이 전달되어 전사보 이하 관리들과 나누는 과정도 써 놓았다.

1932~1934년 일제강점기 종묘의 업무 일지로서 기록 방식과 업무의 변화 과정, 처리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또 이들이 받았던 하사금이나 숙박료 등을 통하여 당시에 통용되고 있던 화폐와 물품 가격 등 경제사적인 방면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