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서명은 ‘宗廟日記’이다. 권수제가 따로 없으므로 서명은 표지 서명을 근거로 하였다. 앞표지에는 ‘大正八年(1919)一月元日 至九年(1920)十二月末日’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장정은 선장으로, 1972년 3월 장서각에서 재장했다는 기록이 있다. 卷末에는 종묘 근무 직책에 따른 봉급표가 수록되었다.

이 종묘일기는 宗廟에 근무하면서 있었던 제반 사항을 업무 일지의 형식으로 간단히 적고 있다. 날짜는 양력과 음력을 모두 대조하여 일괄적으로 적고 있고, 요일은 ‘日曜, 月曜, 火曜’ 식으로 기록해 놓았다. 入直한 사항과 특정일의 행사, 행사에 참가한 사람, 특정한 기후 사항 등은 ‘事由’에 적어 놓았다. 1919년 1월 1일부터 입직자는 崔炳日ㆍ李弘黙이었다가, 1920년 4월 29일부터 李康老ㆍ李弘黙, 7월 12일부터 洪性斗ㆍ李弘黙ㆍ李康老 등이 근무하고 있는데, 입직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특정 행사가 있었던 시각도 ‘上午 10시 30분’처럼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업무 내용을 보면 음력 초하루와 보름에 焚香 또는 奉審하는 일, 薦新品을 들여오고, 종묘에 白魚ㆍ秀魚 등을 薦新한 후 창덕궁과 덕수궁에 進上하는 일, 왕세자 결혼식과 고종황제의 승하에 따른 명성황후 천장 및 국상 내용, 虞主埋案告由祭 및 四享大祭에 부서 관리들이 참여하는 일 등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 일기에서는 각 관청의 행정 실태도 일부 파악할 수 있는데, 1915년 전화가 가설된 뒤에 本課(祭祀課)에서 지시하는 사항을 전화로 알려 오고 있고, 祭需는 奉常所에서 가져오고 있다. 또한 관리들의 任免 사항과 轉報 사항도 기록해 놓았다. 다른 일지와는 달리 뒷부분에 俸給表가 붙어 있어서, 宗廟에 근무하는 인원 및 인건비 등을 알 수 있다.

본서를 통하여 조선시대와 대한제국기에 왕실과 국가 행사로 거행되어 온 여러 의식 절차들이 많이 축소된 후 일제에 의해 관리되고 만들어진 행정 체계의 일부를 알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