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서명은 ‘宗廟日記’이다. 권수제가 따로 없으므로 서명은 표지 서명을 근거로 하였다. 앞표지에는 ‘大正四年乙卯(1915)一月一日’, ‘大正五年丙辰(1916)一月一日’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판하구에 ‘李王職’이라고 인쇄된 인찰공책지에 내용을 필사하였으며, 13행 10단으로 단은 인쇄된 것이 아니라 직접 그린 것으로 보인다. 장정은 선장이며, 표지 문양은 만자 무늬이다.

일제강점기 왕실과 관련된 사무 일체를 담당하던 李王職에서 행정용으로 제작한 용지(陽月ㆍ曆日ㆍ曜表ㆍ陰日ㆍ氣候ㆍ事由ㆍ出入ㆍ氏名ㆍ印)에 날자별로 종묘 관련 사항을 기록한 문서이다.

이 종묘일기는 宗廟에 근무하면서 있었던 제반 사항을 업무 일지의 형식으로 간단히 적고 있다. 날짜는 양력과 음력을 모두 대조하여 일괄적으로 적고 있고, 요일은 ‘日曜, 月曜, 火曜’ 식으로 기록해 놓았다. 入直한 사항과 특정일의 행사, 행사에 참가한 사람, 특정한 기후 사항 등은 ‘事由’에 적어 놓았다. 出入란에 入直 상태를 적고 그 아래 이름을 적어 놓았는데 주로 入直한 사람은 宗廟典祀補로서 李弘黙과 柳基馨이며, 1915년 5월 22일부터 崔炳日이 유기형을 대신하여 입직하고 있다.

업무 내용을 보면 음력 초하루와 보름에 焚香 또는 奉審하는 일, 薦新品을 들여오고, 종묘에 白魚ㆍ靑魚 등을 薦新한 후 창덕궁과 덕수궁에 進上하는 일, 祭享雜品을 청구하는 일, 祭享에 참가하는 일, 종묘와 영녕전을 보수한 사실, 電話가 가설된 사항, 왕실에서 종묘 등에 展謁한 사항 등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 일기에서는 각 관청의 행정 실태도 일부 파악할 수 있는데, 종묘 수리에 필요한 물품을 조달받고 수리한 이후에 會計課에서 조사를 받거나, 종묘를 담당하는 관리들의 業務成績이 祭祀課로 보고되고 있으며, 祭享에 필요한 물품도 모두 제사과에 청구하여 받아 오고 있다.

본서는 亡國 이후의 왕실에 대한 호칭과 종묘 행사의 규모는 물론, 행정 처리 과정과 업무 분담 등의 행정 기록으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