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서명은 ‘宗廟謄錄序’이다. 권수제가 없으므로 서명은 본문의 내용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명은 ‘宗廟謄錄序’이나 실제로는 ‘종묘등록’이라고 볼 수 있다. 오사란에 본문의 내용을 필사하였다. 권말의 ‘仁祖室 …… 辛卯(1651)六月二十六日 ……’이라는 기록을 통해서 이 책의 필사 시기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장정은 선장으로, 개장되었으나 관련 기록은 없다. 또한 본문 아래 부분이 떨어져 나가 배접한 모습이 나타난다.

본 등록 이후에 만들어진 『宗廟謄錄』(K2-2171)의 범례에 ‘宗廟冊寶謄錄增修凡例’라고 하였는데, 이 범례처럼 본 등록의 제목은 ‘宗廟冊寶謄錄’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목록은 없으나 「宗廟謄錄序」, 「永寧殿」, 「宗廟」의 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먼저 「종묘등록서」이다. 이는 ‘종묘등록의 序文’으로 보아야 할 듯하다. 종묘 각 신실에 봉안된 책보의 연월과 책보를 넣은 함, 보자기, 자물쇠 등을 자세히 기록한 이전의 등록이 예종 대까지만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성종과 중종, 인종에 관한 것을 합쳐서 새로이 본 등록을 만들었다고 한다. 「종묘등록서」는 『宗廟謄錄』(K2-2171)에 실린 서문과 내용이 동일하다.

「영녕전」은 목조, 익조, 도조, 환조, 공정대왕 등 5실이 기록되어 있다. 「종묘」에는 태조, 태종, 세종, 문종, 세조, 덕종, 예종, 성종, 중종, 인종, 본 등록 작성자의 명단, 중종, 명종, 선조, 원종, 인조의 순서로 되어 있다. 중종실이 두 번 나오는 것은 중종의 繼妃 文定王后가 인종보다 늦게 승하하였기 때문이다.

본서는 1651년(효종 2)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마지막에 인조 비 仁烈王后에게 ‘貞順’이라는 존호를 올린 뒤 책보를 혼전인 肅寧殿에 올린 시점이 1651년 6월 26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본서의 寫年 시기는 이날 이후인 것을 알 수 있다. 단, 영녕전 제5실에 ‘恭靖大王室’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적어도 1681년(숙종 7) 이전에 만들어진 것도 알 수 있다. 1681년에 조선의 제2대 국왕이 恭靖大王에서 定宗으로 묘호가 추상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서의 사년 시기는 1651년 6월 26일 이후 1681년 이전인 셈이다. 『宗廟謄錄』(K2-2171)이 참고가 된다.

『책보등록』의 편집과 수정은 왕권의 위엄을 드러내는 한 방편이다. 숙종은 병자호란을 겪은 뒤 제사조차 제대로 지내지 못하였던 종묘와 영녕전을 정비함으로써 약화되었던 왕권을 강화하고자 노력하였고, 그 일면이 이러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종묘 전례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