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서명은 ‘大謄錄草本’이다. 권수제가 없으므로 서명은 본문의 내용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종묘등록의 초본으로 인찰공책지에 그 내용을 필사하였다. 본문 중간에는 묵서 혹은 刀削하여 교정한 흔적이 있다. 뿐만아니라 두주가 필사되어 있다. 권말에는 ‘六十五張’이라고 장차 표시가 되어 있다. 장정은 선장으로, 표지가 개장되었으나 관련 기록은 없다. 또한 본문 일부를 배접하였다.

표제는 ‘大謄錄草本’으로 되어 있다. 목록은 없으나 「宗廟冊寶謄錄增修凡例」, 「宗廟謄錄序」, 「永寧殿」, 「宗廟」의 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먼저 「종묘책보등록증수범례」이다. 범례는 일반적으로 그 책의 체제 및 내용의 전반을 소개하는 항목이다. 그렇다면 종묘에 봉안되어 있는 책보에 관해 기록한 舊謄錄을 增修한 책이 본서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종묘등록서」는 『宗廟謄錄序』(K2-2172)에 실린 서문을 재수록한 것이다. 「영녕전」에는 제1실 목조에서 제11실 명종까지, 「종묘」에는 제1실 태조에서 제11실 현종까지 각 신실에 봉안된 물품들이 기록되어 있다.

본서의 寫年 시기는 ‘定宗室’과 ‘端宗室’, 영녕전 11실과 종묘 11실, 當宁 31년 6월 17일을 통해 1705년(숙종 31) 6월 17일 이후임을 대략 유추할 수 있다. 그런데 『실록』을 통해 이해 9월 이전에 본서가 만들어진 것이 확인되어 좀 더 구체적으로 1705년 6~9월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위 범례는 1705년에 종묘책보등록을 증수하면서 작성한 범례라고 볼 수 있다. 이 당시 종묘와 영녕전에 신주가 봉안되어 있는 상황은 다음의 표와 같다.

〈종묘〉
1실	2실	3실	4실	5실	6실	7실	8실	9실	10실	11실
태조	태종	세종	세조	성종	중종	선조	원종	인조	효종	현종
태조	불천지주						1世	1世	1世	1世

〈영녕전〉
서협실				정전				동협실
5실	6실	7실	8실	1실	2실	3실	4실	9실	10실	11실	12실
정종	문종	단종	덕종	목조	익조	도조	환조	예종	인종	명종
(동협실 12실은 비어 있음)

본 등록은 『종묘등록』(K2-2172, K2-2173, K2-2174)과 같이 『宗廟冊寶謄錄』의 일종이다. 이 책들은 책의 장정이나 기록이 매우 좋은 것으로 보아, 본 등록이 이러한 책보등록을 만들기 위한 초본에 해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宗廟謄錄序』(K2-2172)가 참고가 된다.

『책보등록』의 편집과 수정은 왕권의 위엄을 드러내는 한 방편이다. 숙종은 병자호란을 겪은 뒤 제사조차 제대로 지내지 못하였던 종묘와 영녕전을 정비함으로써 약화되었던 왕권을 강화하고자 노력하였고, 그 일면이 이러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더구나 1681년(숙종 7)에 조선의 제2대 국왕이 恭靖大王에서 定宗으로 묘호가 추상되었고, 단종이 1698년(숙종 24)에 국왕으로 복위되어 영녕전 서협실 문종 아래 덕종 위에 봉안된 사실이 본 등록에 잘 나타나 있어서 종묘 전례 연구에 중요한 자료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