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제는 ‘儀仗抄集’이고, 표지 서명은 ‘儀仗抄錄’이다. 표지 장황은 황색 종이에 卍字 문양이 들어간 것이다. 본문의 판식은 四周雙邊에 上內向黑魚尾이고, 10行의 字數不定인 필사본이다. 종이는 도침이 잘된 얇은 楮紙를 사용하였고, 따로 속지가 있어 두 겹으로 되어 있다. 책 수는 1책 15장이다.

편찬 연대를 알 수 있는 단서는 없으나, 대한제국기로 추정된다. 내용은 황제와 중궁, 동궁, 친왕 등의 의장을 초록한 것이다.

본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황제는 7개 권역으로 나누어 의장을 진설하였다. 봉천문 밖에 진설하는 의장은 龍旂 12개 등 25개이다. 좌우에 포진하는 기는 64개인데, 左前과 우전으로 나누어 각각 여섯 줄로 진설하였다. 각 행의 깃발의 숫자는 동일한데, 곧 제1행과 제2행은 각 2개, 제3행부터 제6행까지는 각 7개이다. 좌우의 깃발의 종류는 서로 다르지만, 짝이 되는 깃발이 상대하도록 배치하였다. 이 깃발들은 황제의 권위와 신성권 및 군사권 등을 상징하는 동물들과 諸神들을 형상화한 것이다.

봉천문 안에 진설하는 의장은 玉輅 등 11개이다. 黃麾仗은 90개인데, 좌전과 우전으로 나누어 각 세 줄로 진설하였다. 줄마다 모두 15개이며, 좌우의 의장은 종류가 같다. 제1행은 傘扇이며, 제2행은 幢幡이고, 제3행은 氅 3종이다. 단폐에는 幢과 節 등 의장 88개를 진설하는데, 좌전과 우전으로 나뉘어 각 두 줄로 구성되었다. 봉천전 문에 진설하는 의장은 18개인데, 좌행과 우행이 각각 9개이다. 이처럼 각 권역마다 진설되는 의장은 필요에 따른 구성을 보인다. 이 모든 의장의 총수는 304개이다.

중궁은 단폐 의장 36개, 단서 의장 58개, 중궁이 상용하는 의위 12개 등 도합 114개이다. 동궁은 문밖에 진설하는 의장 10개, 전 아래에 진설하는 의장 36개, 전 앞에 진설하는 의장 48개, 전문에 진설하는 의장 12개, 전 위에 진설하는 의장 6개 등 합 112개이다. 친왕은 문밖에 진설하는 의장 4개, 전 아래에 진설하는 의장 8개, 전 앞에 진설하는 의장 24개, 전문에 진설하는 의장 10개, 전 위에 진설하는 의장 6개 등 합 52개이다.

이상 황제와 중궁, 동궁, 친왕의 의장을 모두 합치면 582개이다. 이 초록은 대한제국 황실의 의장을 기준한 것이 아니다. 봉천문은 명나라 황궁의 정전인 奉天殿의 남문이다. 따라서 이 초록은 명나라의 의장제도를 베낀 것이다.

1897년(광무 1) 9월에 고종이 황제에 즉위하고 대한제국을 선포함으로써, 황제국의 의장을 조사할 필요성이 제기되어 이 초록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