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제가 ‘大韓禮典序例(未定本)’이고 표지 서명은 ‘大韓禮典’이다. 표지 장황은 황색 종이에 斜格卍字 문양이 있는 것이다. 본문의 판식은 四周雙邊에 上內向二葉花紋魚尾의 붉은색으로 찍은 印札空冊紙를 사용하였으나, 잉크 상태가 좋지 않아 괘선이 거의 지워진 상태이다. 판심의 상단에 ‘史禮所’가 찍혀 있다. 본문은 10行 20字로 맞추어 楷書로 단정하게 쓴 필사본이다. 책 수는 1책 51장이다.

표지에는 왼편에 ‘大韓禮典’이라고 표제를 적어 놓았으나, 본문 첫 줄에서는 ‘大韓禮典序例’라 하고 바로 하단에 ‘未定本’이라 썼다. 곧 이 책은 체제를 갖추어 완성한 본이 아니라 『대한예전서례』이다. 『대한예전』과 마찬가지로 사례소의 폐지와 함께 미완으로 남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서례는 길례의 辨祀, 時日, 祝版, 아부악장, 속부악장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것은 『대한예전』 권2에 수록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 양자의 내용을 비교해 보면, 특히 「변사」에서 제사 종류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한예전』 권2에는 없는 제사가 이 서례에서는 대사에 대보단, 소사에 성황사토와 마제 등을 포함하고 山川을 제외하였다. 당시 원구단에 풍운뇌우를 모시고 기존의 남단에는 천하명산대천과 성황사토의 위패를 모셨는데, 후자의 경우 1897년(광무 1) 12월 27일에 산천단이라는 칭호를 부여하였다. 그런데 이 서례에는 이 산천단을 소사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사실로 보아, 이 서례는 『대한예전』보다 앞선 시기에 편찬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본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변사」는 대·중·소사의 구분이다. 그런데 대사에서 제사의 서열이 바뀌었다. 사직이 우선이고 종묘가 다음이던 것을 천지, 종묘, 사직의 순서로 바꾼 것이다. 이것은 광무 원년에 원구단에서 행례하는 제 조칙에 실린 문장에 의거하였다. 「축판」에는 원구를 비롯하여 각 단묘에서 행하는 각 제사의 축문의 격식을 갖추어서 수록하였다. 이는 『국조오례의서례』에서 主祭人의 칭호, 神號, 제문 등으로 구분하여 각 단묘 별로 설명한 것과는 다르다. 장례원경 김영수가 고종이 황제로 등극한 뒤 대사, 소사, 중사의 祝式은 역대 전례에 의거하여 모두 정리하여 바로잡을 것을 주청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아부악장」은 『국조오례의서례』와는 달리, 궁가의 악장을 찬정하여 수록하였다. 원구의 악곡은 영신부터 망료까지와 삼헌 때의 무공과 문덕의 춤을 연주하는 곡이 『대명집례』와 동일하다. 그러나 악장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본서는 『대한예전』 권2에도 포함되어 있으며, 미완성본이므로 본래의 성격과 기능 측면에서 그 가치가 떨어지나, 대한제국의 성립과 관련한 의례 연구에 중요한 사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