表紙書名과 書根題가 ‘雜記’이다. 흰 종이 題籤에 테두리를 그리고 서명을 필사한 뒤 그 하단에 단권임을 표시하는 ‘全’을 기재하였다. 본문은 無界, 無郭의 백지에 필사하였으며 行字數는 일정하지 않다. 첫 면 우측 상단에 ‘李王家圖書之章’이 날인되어 있다. 인명의 오른쪽에 줄을 긋거나 곳곳에 批點이 찍혀 있다.

이 책은 1책 166면으로 필사본이며 서문과 목차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상소, 전교, 원정, 誥文 등 다양한 형태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글들의 배치에는 특별한 편집 방향을 찾아내기 어렵다. 다만 대부분의 글들이 노론의 정치적 입장에 대해 비판적인 글들이며 글쓴이들의 상당수가 소론 및 남인 계열의 인사들이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록된 글의 작성 시기 역시 숙종 말엽부터 영조 대 초반까지 다양한데, 시기순으로 수록되지는 않았다. 가장 이른 시기에 작성된 글은 1717년(숙종 43) 8월에 작성된 李世德(1662~1724)의 원정이며, 가장 늦은 시기의 글은 1737년(영조 13) 3월에 작성된 李顯弼의 대책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1737년 이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내용 중 눈에 띄는 것들은 懷泥是非에 대한 국왕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호소하는 이세덕의 원정과 영조와 노론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趙德鄰(1658~1737)의 상소이다. 이 글들은 각각 소론과 남인에 속한 인사가 작성한 것들로, 이 책의 편집 의도를 가장 선명히 보여주는 것들이다.

한편 수록된 글들 중에는 정치적 사안과 다소 거리가 있는 내용들도 몇몇 포함되어 있는데, 1717년 12월에 청에서 보낸 황태후의 고문, 1720년(숙종 20) 국왕이 기로소에 입록할 것을 청하는 연잉군의 상소 등이 그러한 글들이다.

이 책은 숙종 말엽과 영조 초반 정치사 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 자료를 수록하고 있다. 그러나 편집 의도 및 편집자 등이 명확하지 않고, 내용 구성 역시 일관되지 않으며 수록된 글들이 많은 부분 관찬 사료 및 개인 문집에 중복 수록되어 있어 자료 활용 가치는 다소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