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의 세자였던 효명세자(孝明世子, 翼宗, 文祖)의 ‘우란(友蘭)’이란 글씨를 목판에 새겨 탁본하고 장첩한 서첩이다. 1면에 1자씩 배접하여 전체 4면을 1첩 2절로 장첩했다. 표지의 제첨은 ‘문조예필(文祖睿筆) 우란(友蘭)’이고, 표지 재질은 연한 갈색의 명주이다. 첩의 탁본은 자획이 선명하고 완전하다.

내용은 효명세자의 대자서인 ‘우란’을 목판에 새겨 탁본하고 장첩한 것이다. 첩의 첫째면 우측 상단에는 작은 글씨의 전서로 “예필(睿筆)”이라 한 것으로 보아 효명세자가 세자로 있을 때 쓴 것임을 알 수 있다. 글씨를 쓴 구체적인 시기는 첩의 끝 면에 “기축기곡재석서증서의학(己丑祈穀齋夕書贈徐宜學) 담헌(淡軒)”이라고 하였으므로, 기축년(순조 29년; 1829)인 순조 29년 기곡재 저녁에 쓴 것으로 사망 1년 전의 글씨이다. 이 글씨를 받은 사람은 서의학(徐宜學)이고, 쓴 사람은 ‘담헌(淡軒)’으로 되어 있어 효명세자의 호가 ‘경헌(敬軒)’ 이외에 ‘담헌’이란 호를 썼음을 알 수 있다.

효명세자(익종, 1809∼1830)은 조선 제23대왕인 순조의 세子로 이름은 영(旲), 자는 덕인(德寅), 호는 경헌(敬軒), 담헌(淡軒)이다. 순조 12년(1812) 왕세자에 책봉되었으며, 1819년 영돈녕부사 조만영(趙萬永)의 딸인 풍양조씨(豊壤趙氏)와 가례를 올렸다. 1827년 순조의 명으로 대리청정한지 4년 만인 22살에 사망하였다. 묘호는 문우(文祜), 능은 양주에 있는 수릉(綬陵)이며, 시호는 효명(孝明)이다. 그의 아들 헌종이 즉위한 뒤 왕으로 추존되어 익종(翼宗)이라 하였고, 광무 3년(1899)에 문조익황제(文祖翼皇帝)로 추존되었다. 현재 장서각에는 ｢문조예필 우란｣ 동본 34책이 더 있다.

일찍 사망하여 글씨가 많이 남아 있지 않은 효명세자의 예필이라는 점에서 서예사적 가치가 있다.